[방법서설] 2규칙

모든 지식은 확실하고 명증적인 인식이다.

많은 것을 의심하는 사람이 그것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보다 더 많은 학식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가 많은 것에 대해 잘못된 견해를 갖고 있다면, 더 적은 학식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난해한 대상들에 몰두해서 참된 것을 거짓된 것에서 구별하지 못한 채,

의심스러운 것을 확실한 것으로 인정하는 것 보다는 차라리 연구를 하지 않는 편이 더 낫다.

왜냐하면 그런 경우에 지식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희망 못지않게 지식이 감소될 수 있다는 염려도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위의 규칙에 따라 단지 개연적인 인식을 모두 내던지고, 완벽하게 인식된 것 및 더 이상 의심할 수 없는 것만을 신뢰해야 한다.

 

배웠다는 사람들은 물론 이런 것이 거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런 인식을 아주 쉽고 명백한 것으로 간주하고는, 그런 것을 소홀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는 인간의 공통도니 결점에서 비롯되는 것일 뿐이다.

내가 보기엔, 이런 인식들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이 있으며,

또 그것들은 지금까지 배웠다는 사람들이 그저 개연적으로 주장했던 많은 명제들을 족히 확실하게 증명해준다는 것이다.

 

또 무지를 고백하는 일은 학자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은 자신들이 꾸며낸 것들ㅇ르 잘 치장하는데 익숙하게 되었고, 끝내는 점차 스스로를 기만하기에 이르렀으며, 이렇게 해서 그것들이 참된 것이라고 떠벌리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위의 규칙을 철처히 지킨다면, 우리가 배워야할 것은 극히 적다는 것이 드러난다.

왜냐하면 똑똑한 사람들이 학문에 있어 견해를 같이 하는 문제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대상에 대해 두 사람이 서로 다르게 판단한다면, 적어도 그 가운데 하나는 잘못된 것임이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지식을 갖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 왜냐하면 그의 근거가 확실하고 명증적인 것이라면, 그는 이것을 다른 사람에게 제시해서 결국 그의 오성을 확신시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와 같은 개연적인 의견들로부터 완전한 지식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은 확실하다.

다른 사람이 한 것보다, 우리가 더 잘 할 수 있다고 바라는 것은 실로 무모한 짓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잘 살펴보면, 지금까지 발견된 학문들 가운데 위의 규칙을 준수하는 것은 오직 산술과 기하학 뿐이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이 지금까지 했던 철학함의 방식이나, 말싸움에 적합한 스콜라 철학자들의 그럴듯한 삼단논법의 사용을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청년들의 지성을 훈련시켜주고, 경쟁심을 자극해서 그들의 발전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그것이 비록 학자들 간의 논란을 이유로 불확실한 것으로 보일지라도, 청년들을 제멋대로 내버려두는 것보다는 이런 종류의 견해를 통해 그들을 교육시키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

그런것마저 없다면 그들의 지도의 결여로 인해 심연 속에서 헤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들이 스승들의 발자국을 따라가는 동안은, 비록 가끔은 진리에서 벗어날지라도, 그 길은 이미 똑똑한 사람들이 인정한 것이기 때문에 보다 더 안전할 수 있다.

우리가 학교에서 이런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스승들에게 한 선서에서 벗어나 있고, 또 회초리를 맞을 나이도 아니다.

그래서 우리가 진정 인간의 인식의 정점에 이르게하는 규칙들을 정하려고 한다면, 시간을 쓸데없이 낭비하는 것을 방지해주는 저 규칙을 첫번째에 설정해야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쉬운것을 무시한 채, 난해한 것과 씨름하면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이 난해한 것에 관해 아주 교모한 추측들과 아주 그럴듯한 근거들을 요상하게 제시하고 있지만,

그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결국 깨닫는 것은, 의심스로움만 잔뜩 늘렸을 뿐, 그 어떤 지식도 얻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필사중)